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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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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토요일 오랜만에 집에서 누리는 여유를 부릴 수 있어서 좋다. 어제 남은 밥으로 두부 볶음밥 하고 엄마가 준 김치로 국을 끓여 먹었다. 저녁에는 장봐와서 배추된장국 해서 먹었고. 엄마가 보내준 파김치 새까맣게 잊고 있다가 오늘 발견해서 또 같이 맛있게 먹고. 유부를 좀 사고 싶었는데 동네 마트에서는 안팔았다. 선경네서 자주 먹어서 나도 요리해서 먹어야지 했는데. 대신 두부를 잘 활용하고 있다. 오늘 커다란 해남배추 한 포기 데려왔으니 당분간은 배추파티. 오랜만에 도서관 가서 일본어 책 빌려서 공부했다. 너무 까마득하지만 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뭔가 되겠지. 일본에서 찍은 사진 보다가 무기오 상이 아침 차려주고 한국어 공부하던 걸 찾아 인스타에 올렸다. 내년에는 일본어로 꼭 대화 해봐야지.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20181228 금요일 집에 돌아왔는데 모기가 엄청나게 출몰했다. 뭐지. 한겨울에 모기떼라니. 밤에 모기한테 엄청 수혈하고 깨서 10마리도 넘게 잡았는데 다 못잡음 ㅠ 당황스럽다. 빨래하고 밥해먹고 푹 쉬었다. 오늘은 이불이랑 수건 빨래하러 빨래방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은수언니 만나서 수다떨고 동재쌤도 오랜만에 만나서 동네회동했다. 제주도에서 아주아주 오래 있으려고 하다가 늘 연말은 은수언니 동재쌤이랑 보내던게 생각나서 일찍 돌아온 것도 있다. 일요일에 인터뷰 하기로 한 게 있어서 오늘 오랜만에 예전에 구술생애사 공부했던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3월까지 끝내야하는 책 준비도 조금 했다. 제주에서 글 한 편 쓰고 와서 조금은 시동이 걸린 것 같다. 이번 겨울은 틀어박혀서 글을 열심히 쓸 거다. 개요를 써 보았다. 쓸 내용은 ..
20181226 수요일 오늘 아침은 내가 당번이었다. 감자국과 배추전을 했다. 하지만 밥은 이미 되어 있었고 어제 강정에서 얻어온 열무김치와 선경이 뚝딱 만든 김무침이 있어서 다행이었지. 감자국에 마늘을 너무 많이 넣어버렸다. 누군가를 위한 요리는 너무 긴장된다. 특히 잘하는 사람에게는. ㅋㅋ 선경이 특별히 크게 리액션 해 주었다. 그리고 어제까지 마감이었던 글을 마무리해서 보냈다. 오랜만에 청탁받아 쓰다보니 예전에 일다 연재하던 느낌이 났다. 그래서인지 스타일이 비슷하다. 좀 다른 글은 쓸 수 없을까. 제주에서 틈틈이 글을 쓰고 고치고 했었다. 솔직한 글을 쓰자, 전달하려는 마음을 잘 살펴보자, 그런 글쓰기의 기준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글은 습관이 쓰는 것 같다. 좋은 글쓰기 습관 갖기가 2019년의 제 1 목표이다. 저..
20181225 화요일 제주에서의 하루하루가 빠르고 느리게 지나가고 있다. 오랜만에 조금의 여유가 생긴 선경과 승민이 차려주는 멋진 채식밥상을 매일 아기새처럼 받아 먹으면서. 내일 아침은 내가 차리기로 했는데 부담이 너무 크네... 어제 너무 늦게 자서 아점을 꽤 늦게 먹고 원래는 각자의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바다에 가자, 강정에 가자 해서 졸졸 따라 나섰다. 인적 드문 아름다운 바닷가에 갔는데 갑자기 바위 암벽 타기와 예쁜 것 찾기가 시작되어서 살짝 추워진 날씨에 땀이 송송 났다. 이들을 따라 바다에 가면 늘 모험이 펼쳐진다. 언젠가 여름에 바다수영 가자고 해서 비키니 입고 갔드만 깊은 물에서 바위 해치고 잠수해서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코스였던 기억이 있다. 오늘도 그냥 바다 보러 가는 줄 알고 따라갔는데... 제주의 ..
20181224 월요일 선경과 승민이 차려준 아침식사, 코앞 카페에 가서 글쓰기, 티타임 후 시내에 나가서 빈티지 쇼핑, 오랜만에 미래책방 방문, 원희룡 아웃 행진 참여, 우리끼리 뒷풀이에서 한참 깔깔대다 보니 크리스마스.
20181222 토요일 어제 엄청 코골았다는 제보가... 하루만 있으면 어디든 집처럼 편해지는 나는야 역마살 많은 사람. 어제밤 멤버로 점심나절까지 수다 떨다가 다들 나가고 혼자 남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산책도 좀 하고 근처 카페에 가서 멸치국수랑 커피 사먹고(한 자리에서 둘 다 할 수 있어 좋았다. 맛있고 친절하고 음악 빼고는 다 괜찮았음) 크리스마스가 마감인 글이 한 편 있어서 좀 끄적거려 보았는데 생각보다 잘 안써졌다. 아직 조금의 여유는 있으니까. 외출했다 돌아온 부부는 피곤한지 잠을 좀 자겠다고 했다. 나도 계해쌤이 자신이 출연했다고 보내준 인천 라디오 방송(심지어 북극서점 순사장님이 진행하는 코너다)을 재밌게 듣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다. 다같이 초저녁 잠을 자고 모여서 동지팥죽을 먹고 두 사람의 타로 화두를 ..
20181221 금요일 승민이 차려준 아침을 먹었다. 채식 선배님의 집에서는 배울 것이 많다. 배추된장국과 두부를 넣은 김치볶음밥 그리고 귤과 당근을 갈아 요거트를 살짝 넣은 디저트인지 에피타이저인지 엄청 맛있었다. 혼자서 세 가지 요리를 하느라 땀이 송송 맺힌 느낌의 빨간볼 승민. 빨간 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선경이 서둘러 나가야 해서 발맞추어 서두르는데 갑자기 타이어 앞 뒤 두 개에 펑크가 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갑자기 1시간의 여유가 생겼는데 그 시간이 나에게 그렇게 큰 행복을 주게 될 줄이야. 선경의 새 앨범을 찬찬히 들어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아름답고 황홀했다. 예전에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ost를 외울 정도로 들은 후 혼자 비디오방 1인실에서 영화 보면서 너무 좋아서 소리지른 적이 있다. 그때 그..
20181220 목요일 긴하루의 끝에 낯설고도 익숙한 친구집 손님방 소파에 앉아 일기를 쓴다. 찬찬히 글 쓸 작정으로 비행기표를 끊었는데 아침에는 갑작스러운 친구 아버님의 부고로 허둥지둥 하다가 공항에서는 갑작스럽게 옛친구를 마주쳐 같은 비행기를 타고 조금은 어색하게 근황을 나누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제주에서는 또 옛친구를 만나 밥을 먹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도 모를 시간이었다. 잠깐의 아름다운 순간은 비행기안에서 오랜만에 다시 펼친 ‘마술라디오’의 아름다운 서문과 첫번째 통영 어부의 이야기 속에 있었다. 어부님의 첫 대사 ‘나는... 자유... 입니다’는 언제 읽어도 눈물이 난다. 비행기 안 소음을 틈타 콧물을 크게 훌쩍였다. 마술라디오는 언제나 내 손에 잠깐 들어왔다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려서 지난주 서울 갔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