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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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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7 금요일 어제는 오전에 여성장애인연대 20주년 기념행사에 갔다가 양산 학교 올해의 마지막 수업 하고 기진맥진 집에 돌아와서 밥 먹고 잠들어서 일기를 못썼다. 색지로 야심차게 만들어서 간 크리스마스 카드가 반응이 좋았다. 아직도 내년에 수업을 할 지 말 지 결정을 못했다. 오늘은 느즈막히 일어나서 느릿느릿 일본 갈 준비를 했다. 하도 돌아다니니까 짐싸는 속도가 장난아니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백팩 하나에 4박 5일 짐을 싸는데 성공했다. 공항에는 그냥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김해 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은수언니랑 오랜만에 수다도 떨었다. 비행기 타고 준비해 온 심야식당 ost 음악을 플레이하고 특별히 챙겨온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의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를 펴고..
20181205 수요일 오늘은 부산에서 독립출판을 가열차게 진행하고 있는 ‘4시50분’ 지현씨를 만났다. 뭔가 상의하고 싶은게 있어서 연락했는데 나에게 의뢰할 게 있었다며 짠 하고 통해버렸다. 중앙동에서 만나 비건베이커리 카페 밀한줌에 갔다. 말이 잘 통한다 했는데 지현님 입에서 사사키 아타루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나는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을 좋아하는데 지현님은 ‘이 치열한 무력을’을 좋아한다고 하셨다. 대구 마켓 갈때 만드셨다는 ‘입’이라는 한정판 독립출판물을 선물받았는데 그 표지에 그려진 입이 내 입이라고 했다! 지현님은 처음 나를 봤을때 외계인을 보는 느낌이었다고도 하셨다. ㅋㅋ 대화가 너무 재밌어서 계속 이어가다 보니 전에 지현님이 완월동 걷기 했던 주간 불현듯에 대한 관심이 생각나서 오랜만에 같이 걸어보자며 ..
20181204 화요일 일찍 일어나서 배추국 끓여서 밥해먹고 일찍 집을 나섰다. 우체국에 오랜만에 들를 일이 있어서였다. 우체국 가는 거 좋아하는데 요즘은 갈 일이 통 없었다. 작년 초에 앨범이랑 책 텀블벅으로 만들고 주구장창 들르던 곳이었는데. 그간(1년 넘게) 뭐 하고 지냈는지 모르겠다. 뭐 이것저것 바쁘게 다닌 것 같긴 한데. 오랜만에 커먼피플에 가서 인사도 드리고 커피도 한 잔 마셨다. 거기 동광동디스커버리가 있어서 오랜만에 읽다 보니 호랑이출판사 생각이 나서 카톡을 보내봤다. 전에 방주님 만났을때 소혜 잘 지내냐고 물었는데 이름 나오면 연락해보는 거라고 하면서 바로 전화를 걸어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었다. 호랑이는 한때 엄청 자주보고 이것저것 함께 많이 하던 친구였는데 어찌어찌 요즘은 통 연락없이 지냈었다. 마음에 늘 떠..
20181203 월요일 점심무렵에 깨서 오랜만에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교환수업 하는 친구랑 나유타카페에 가기로 지난번에 약속을 했어서 집을 나섰는데 날씨가 좀 이상하다. 기온은 높고 비는 오락가락 그리고 하루종일 어두웠다. 갑자기 똥꼬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산복도로 프로젝트에 잠깐 들렀다. 방광염인것 같다고 했다. 다급한 상태는 다행이 넘겨서 카페에 갔더니 막 달려와서 언제나처럼 반겨주었다. 아프지말자 예쁜 똥꼬야 ㅠ 장전동으로 넘어가서 진짜 오랜만에 나유타카페에 갔다. 버섯쌀국수를 맛있게 먹고 근처 카페로 옮겨 이야기를 이어갔다. 갑자기 어제부터 내년 계획이 막 쏟아져서 친구랑 하고 싶은 일들을 마구 얘기하기 시작했다. 결국 내년에 같이 이런저런 작당을 하자고 의기투합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닥치는 일만 해왔지 제대로 ..
20181202 일요일 휴일이다. 배추국과 두부부침을 만들어 밥을 지어 먹었다. 진짜 오랜만에 청소도 하고 쌓인 설겆이도 마치니 속이 다 후련해졌다.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외우는 게 예전같지 않다. 그래서 자꾸 재밌다 말다 한다. 언어를 배우는 게 만만한 건 아닐거다. 영어도 중학교때부터 20년 넘게 하고 있는데 의사소통은 어느정도 되지만 모국어 수준으로 말할 수는 없으니까. 그마저도 안쓰니까 점점 줄어든다. 자신감이 떨어지네... 그래도 재밌을 만큼씩만 계속 해볼 생각이다. 내년 상반기에 책 쓰고 싱글 몇 개 작업하고 나면 후반기에는 꼭 오사카에서 한 두 달 살아보고 타이페이에서도 한 두 달 살아볼거다. (내후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왜 언제부터 이런 생각이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는데 자꾸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다..
20181201 토요일 그동안 쌓인 피로 탓인지 잠을 엄청 많이 잤고 꿈도 많이 꿨다. 낮에는 기억이 났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나네. 집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와서 음식도 해서 먹었던 것 같은데. 어제 초록 스토어에서 겟한 병따개도 꿈에 나왔다. 꽤나 맘에 들었나보다. 나가는 게 엄청 귀찮았지만 저녁에 반송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행사가 있었다. 무슨 행사인지도 잘 모르고 그냥 먼 길을 나섰다. 진짜 멀었다. 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니까 양산에 수업가는 시간이랑 비슷하고 또 어제 진주도 그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가는 길에는 일본어 오디오클립도 듣고 아무튼 비건 앞부분도 다시 읽었다. 어제 방주님한테 이 책이 레비나스의 글귀로 시작한다고 했더니 어떤 글귀였는지 물어보셨는데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아서 좀 부끄러웠다. 오늘 다시..
20181130 금요일 2018년 11월의 마지막 날 진주에 오기로 한 건 매우 잘 한 선택이었다. 사랑하는 진주에 얼마나 오랜만에 오는 것인지. 우선 방주님을 만나서 엄마국수에 갔다. 비건 음식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페스코 정도에 만족하기로 한다. 추억이 담긴 음식에 주는 허용이랄까. 진주에 올 때마다 자주 가던 푸짐한 엄마국수와 부추전 꿀맛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남해 아마도책방에 가기로 충동적으로 결정하신 방주님 때문에 (물론 책 한 권을 배달해야 하기도 했다.) 산뜻한 여행이 되어버렸다. 남해 하면 너무 먼 것 같은 느낌인데 진주에서 차타고 가니 엄청 금방이었다. 아기자기 따숩게 꾸며져 있었고 골라 모아둔 책들과 책방 지기의 사연과 다정함에 홀딱 빠져들었다. 보도로 2분 거리에는 키미앤일이가 자기들의 일러스트와 꼭같이 만들..
20181129 목요일 최근들어 최고로 바쁜 날이었다. 아침밥 해먹고 학교 1 출근, 두 시간 아이들이랑 수업하고 나서 학교 2 출근. 10살 아이들이 직접 농사지은 쌀을 선물받았다. 둘이서 뒤에 숨기고 있다가 다른 아이들이 효과음을 넣으며 전달해주었다. 받아서 앞에 써 둔 걸 읽는데 가슴이 벅차오른 느낌이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 부랴부랴 다시 먼길을 나섰다. 5시까지 사상에 가야했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아침부터 따지면 이동거리는 4시간이 좀 넘는다. 이상한 행사였다. 오랜만에 만난 김탁환 작가님이나 보수동 쿨러 친구들은 반가웠지만 5시부터 10시까지 어색하게 있느라 힘들었다. 준비된 음식이 있었지만 치즈와 햄이 가득했다. 비건이나 채식주의에 대해 알고만 있을 때와 직접 해보기로 한 것 사이에는 절대 알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