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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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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8 수요일 오랜만에 저녁에 독서모임 없는 수요일이었다. 그저께 밤을 거의 샜으므로 어제는 숙면을 했고 일어나서 어제 밥하고 감자국 끓여서 먹었다. 감자국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서 방울토마토 넣었는데 꽤 괜찮았다. 남은 국은 점심에 남은 밥이랑 같이 끓였는데 봄동을 조금 썰어 넣었더니 엄청 예쁜 색깔의 죽 같은게 되었다. 맛있었다! 빨래를 했다. 겨울옷도 좀 꺼내서 빨고 더러워진 애코백들도 같이 빨았다. 여유로운 낮시간을 보냈다. 저녁에는 지난번 페미파티에서 만났던 밴드미포의 연습실에 들렀다. 온새미학교 현수라는 친구를 동재쌤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전에 내 인터뷰를 한 번 한 적이 있었다. 내가 롤모델 같은 것이라고 말해서 좀 부끄러웠지... 아무튼 어쩌다가 내가 쓰던 기타가 동재쌤 짐에 실려가서 현수가 쓰게 되었..
20181127 화요일 어제는 서면 한복판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제 야외에서 하는 공연은 고사해야겠다. 어제는 평일 낮이어서 그런지 , 여성 동지 페미니스트 동지들이 많이 호응해주어 그런지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솔직한 이야기로 시작했더니 갑자기 모두가 숨죽이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로 수전증이 찾아와 엄청 틀리긴 했지만. 끝나고 달려와 품에 폭 안겨 울었던 친구 얼굴을 잊지 않고 싶다. 함께 오래 살아남자며 같이 울고 웃었다. 피곤하고 부끄러워서 집으로 도망치듯 돌아와 밥 먹고 쉬었다. 비건 시도 4일차, 아직 순조롭다. 맥주를 계속 마셔서 몸이 가뿐하지는 않지만 고기나 계란이 들어가지 않아도 밥은 맛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늘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렀더니 고르지 않을 물건이 엄청나게 많다는 게 뭔가 기분이..
20181125 일요일 순조로운 아침, 김밥천국에서 야채김밥을 시키며 햄과 계란을 빼달라고 했는데... 마요네즈가 뿌려져 있다. 야채김밥에는 마요네즈가 들어간다는 걸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맛있게 먹었고 배도 제법 불렀다. 피터켓이라는 북카페에 갔다. 하루키가 운영하던 재즈바의 이름이라고 한다. 하루키의 원서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음악은 아이리쉬 전통음악이 흘러나왔고 독서모임을 하는 듯한 사람들이 목소리 높여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서울말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워크샵까지 한 두시간 남아서 다이어리에 써 둔 정혜윤님의 글을 메모지에 옮겨 적었다. 즐거운 필사의 시간이었다. 그 메모들은 워크샵 참여자분들께 하나씩 뽑게 해서 나눠 읽는 시간을 가졌다. 나에게 좋은 글이 남에게도 좋을 거라는 자신이 요즘 좀 떨어져서 ..
20181124 토요일 어제는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셨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있었고 너무너무 반가웠고 나는 공연을 말아먹었으니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술을 과하게 마시면 사랑이 넘치는 상태가 된다. 기분이 엄청 좋았지만 속이 엄청 안좋아서 다 토하고 집에 거의 기어서 들어갔다. 푹 자고 일어났더니 숙취도 없고 찬밥 끓여서 김이랑 먹었더니 상쾌하고 가뿐한 상태가 되어 짐을 챙겨 부산역으로 향했다. 기차안에서는 일본어 강의를 듣다가 챙겨나온 ‘아무튼 비건’을 읽었다. 눈물이 났다. 한동안 비건’적’으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에 돌아보면 이미 채식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다. 그 덕분에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차에서 내려서 배가 고팠는데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편의점에서 바나나..
20181122 목요일 하루종일 피곤하다. 피로가 안풀린다. 그런데 아이들도 그런 것 같다. 학교에 갔는데 뭔가 어두침침하고 눈이 감기는 느낌. 그래도 수업 잘 마치고 엄청 대충하는 선생님인데 아이들이 양팔에 매달리는 기분이다. 비슷한 수준이라고 느껴서일까. 어른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은데 어렵고 그렇다고 천진한 스타일도 아닌데. 아이들이 쓴 글로 영어 노래를 만들어갔는데 10대 중반에 들어서는 아이들은 반응이 차갑다. 10대 초반 아이들은 엄청 반겨주는데. 어쩌면 자연에서 뛰어노는 자연스러운 아이들과 평범한 도시 아이들이 다른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좀 엉성한 이야기지만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만들고 있다. 어떻게 마무리 될 지... 너무 피곤해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기절했다. 뭔가 하는일도 별로 없는데 지치고 힘이 든..
20181121 수요일 오랜만에 아침 해서 먹고 집 정리도 조금 하고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했다. 어제 일찍 잠들어서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났기 때문일까. 피로가 조금 사라졌다. 그리고 일본어 공부를 좀 해 보았는데 한참 재밌던게 이제 좀 어려워지고 있다. 센세가 이쯤에서 일어포기자가 발생한다고 하셨다. 일리가 있다. 오늘 언어교환 하러 갔다가 센세의 도움으로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 이메일 주소를 찾아냈다. 팬레터 보내야겠다. 다음달에 일본가서 개풍관도 가볼건데 가겠다는 말은 못할 것 같지만 (그냥 주변을 서성거리겠지 ㅋㅋ) 뭔가 이런 팬질은 재미있다. 문제는 한자에 있다. 이상하게 어릴때부터 한자가 익혀지지가 않았다. 대학때 한자가 필수였는데 삼이수 하고 D학점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는 한자를 무시하고 일본어 공부를 해왔..
20181120 화요일 자꾸 일기에 요일을 틀리게 쓰고 있어서 다음날 고친다. 어제도 일요일이라고 써 두어서 방금 고쳤다. 오늘은 양산에 수업가는 화요일이니까 어제가 일요일일리가 없잖아 하면서. 주중에도 스캐쥴이 많은데 주말까지 돌아다니는데 날씨도 급격하게 바뀌니까 체력이 휘청대고 있다. 겨우 일어나서 수업에 갔고 언제나 예쁜 3학년 (4학년때는 변할 가능성이 크지만)과 반항기의 4학년 수업을 무사히 마치고 담임 선생님들과 아이들 돌아보기 시간을 가졌다. 자기반 아이들 얘기에 엄청 집중해서 귀 기울이고 이런저런 설명을 더해주시는데 애정이 가득 느껴졌다. 내년에 수업을 안하겠다고 했더니 일주일에 한 번 오는 건 어떠냐는 제안을 해 주셔서 솔깃했다. 올해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신경도 못쓰고 있는 것 같아서 계속 해도 되나 하는 생각..
20181119 월요일 짐 줄인다고 옷을 다 껴입었더니 기차안에서 엄청 답답하다. 지금은 부산가는 기차안이다. 잠을 푹 잔 것도 같은데 정신이 계속 맑지 못한 건 날씨 탓일까. 흐리고 차가운 공기속에서 피로가 지속되는 것 같다. 월요일 저녁 기차는 한산해서 가운데 4인석 중 한 자리를 예매하면 조금은 할인된 가격에 엄청 편하게 갈 수 있다. 테이블을 다 펼치니 커다란 작업장을 얻은 기분이라서 뭐라도 해야할 것 같다. 내일은 가을겨울학기 아이들이 어땠는지 담임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 날이다. 그래서 오늘 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머리가 맑지 않아서 조금 하다가 말았다. 가방속에는 읽을 책도 많고, 공부할 일본어도 많은데 기다리면 머리가 맑아질까 했더니 더 갑갑해지네. 이후북스 두 대표님이 오늘 책방 쉬는 날이라고 점심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