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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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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살림력을 키울 시간입니다>, 정용준 외 지음 2022년 2월 24일 , 금정연, 모호연, 송지현, 신예희, 윤덕원, 이랑, 정용준, 홍상지 지음, 곰곰 필사와 생각 p. 17 ‘이걸 먹으면 나는 좋아질 거야. 이걸 먹는 동안 나는 괜찮아 질 거야. 두부는 원래 그런 음식이니까. 열 받은 사람의 열을 빼 주고 죄 많은 사람의 죄를 용서해 주고 슬픈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해 주니까.’ 그리고 처음에는 간장 없이 하나를 먹습니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 고소하고 부드러운 콩으로 만들어진 음식의 맛을 음미해 보세요. 다음부터는 간장에 살짝 적셔서 한 버넹 하나씩 입에 넣고 느리고 꾸준하게 우물우물 씹으세요. 허공을 보면서 길게 숨을 내쉬세요. 으음, 하는 기분 좋은 효과음을 내셔도 좋아요. 그렇게 당신의 이상한 밤은 평범한 밤으로 변하고 있습니..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우치다 타츠루 2022년 2월 21일 , 우치다 타츠루, 이시카와 야스히로 지음, 김경원 옮김, 갈라파고스 필사와 생각 p. 9 …역설적인 이야기가 됩니다만, 일본에서 마르크스주의는 ‘마르크스주의자를 만들어내기 위한’ 사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성숙한 어른’을 만들어내는 데 주도권을 휘둘러온 앎이었다고 봅니다. 젊을 때 마르크스를 읽고 ‘피가 끓어올라, 사회를 철저하게 인간적인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믿었던 젊은이는 그 뜻이 좌절되는 경험을 통해, ‘사회를 철저하게 인간적인 것으로 바꾸려고’ 애쓰는 인간이 하는 일이 ‘별로 인간적이지 않다’는 것을 학습합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역사가 보여준 것에 따르면, ‘철저하게 인간적으로 사회를 바꾸자’고 외친 정치 운동은 거의 예외 없이 숙청과 강제수용소를 통해 스스로의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렌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2022년 2월 14일 , 렌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지음, 김수현 옮김, 마메시스 필사와 생각 p. 5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morimotoshoji 이라는 대여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혼자 들어가기 어려운 가게 같이 가기, 게임 머릿수 맞추기, 꽃놀이 명당 미리 잡기 등 사람 한 명분의 존재가 필요할 때 이용해 주십시오. 고쿠분지역에서부터 트는 교통비와 식음료 비용만(돈이 들 경우) 받겠습니다. 아주 간단한 응답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2018년 6월 3일 Twitter p. 14 나는 어째서 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생각한 걸까.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심리 상담사 고코로야 진노스케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퍼트린 라는 개념일지 모른다. …말할 것도 없이 급여란 노..
<서점의 일생>, 야마시타 겐지 2022년 2월 7일 , 야마시타 겐지 지음, 김승복 옮김, 유유 필사와 생각 p. 31~32 책방은 입장이 공짜다. 달리 말하면 갤러리나 마찬가지다. (책방 주인이 되고 보니 그게 서러워질 때도 있다. 처지에 따라 이렇게 바뀌다니) 그렇기에 호기심이 왕성한 꼬마가 날마다 드나들었던 것이겠다. 문턱이 낮고 공짜에 자극적인 정보가 넘쳐나는 곳. 이제는 개인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정보나 낯선 세계에 접속하는 시대다. 그런 기기로 더욱 멀고 깊은 세상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는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이 없다. 고바쇼보(저자가 어린시절 시간을 보내던 책방)에 들어가 입구의 육중한 문을 쾅 닫는 순간 느꼈던 눈앞이 갑자기 환해지는 경험. 오래된 형광등의 어두운 조명. 종이와 먼지가 겹겹이 뒤섞인..
<능력주의와 불평등>, 박권일 외 2022년 2월 5일 , 박권일, 홍세화, 채효정, 정용주, 이유림, 이경숙, 문종완, 김혜진, 김혜경, 공현 지음, 교육공동체벗 필사와 생각 p. 8 …능력주의의 위험을 말하면 많은 이들이 납득하기 어려워한다. “한국 사회에선 세습이나 불법·편법적 특혜 탓에 능력주의가 제대로 관철되지 못하는 게 더 문제 아닌가?” 물론 전근대성은 여전히 잔존해 있다. 그러나 근대가 되었다 해서 전근대적 문제가 일시에 사라지지는 않는다.(여성 차별과 여성혐오의 기나긴 역사를 보라). 또한 전근대의 문제가 해소되지 못한 것이 근대의 문제를 방치해야 할 이유도 될 수 없다. 사람들은 지위 세습에 대해 크게 반발하면서도, 막상 세습과 다르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는 능력주의 시스템에 대해선 지나치게 옹호적이다. 신분제와 세습이라..
<친애하는 미스터 최>, 사노 요코 2022년 2월 3일 , 사노 요코, 최정호 글, 요시카와 나기 옮김, 남해의봄날 필사와 생각 p.58~59 ‘저는 오늘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까요? 제가 지금 불행한 원인 중 하나는 나이를 듬뿍 먹었다는 사실이에요. 요즘 모든 것을 아주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데, 사람이나 인생에 대해서 너그러워졌다는 것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겠지요. 특히 ‘젊음'에 대해 너그러워져서 젊은 혈기로 잘못을 잇달아 저지르는 사람, 젊기 때문에 건방지게 행동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 젊기 때문에 불행한 사람, 젊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 젊기 때문에 예쁜 사람을 저는 눈물을 흘릴 듯한 얼굴로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맙니다. 이해심이 넘치는 것처럼 행동하는, 징그러운 아줌마가 되어 버린 것 같아요. ..
<앞으로의 책방 독본>, 우치누마 신타로 2023년 1월 1일 , 우치누마 신타로 지음, 양지윤 번역, 하루 필사와 생각 p. ? "책에 '권'이라는 단위는 없다. 우선 이것을 독서의 제1원칙으로 삼는다. 책은 물질적으로 완결한 척을 하고 있지만 속지 말라. 우리가 읽는 것은 텍스트뿐으로, 텍스트란 일정한 물결이며 물결에는 거품이 생겼다가 사라지고 여러 불순물이 쌓여간다. 책을 읽고 잊어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책이란 이른바 텍스트의 물결이 부딪히는 바위나 돌 혹은 모래이기도 하고, 나뭇가지나 낙엽 또는 풀이 있는 물가이기도 하다. 물결은 방향을 바꾸며 어렵사리 새로운 성분을 얻는다. 문제는, 그토록 복잡한 텍스트의 물결이 합쳐진 당신 자신의 삶이 어떤 반향을 일으키며 어디로 향햐느냐는 것뿐이다. 읽기와 쓰기와 삶은 하나이다. 그것이 독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