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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9 수요일 서울에도 바람이 분다 늦게 자면 늦게 일어난다는 원리를 아직도 못받아들이나 보다. 아침 일찍 서울로 출발하고 싶었지만 어제 늦게 잠이 들었으므로 가능한 플랜이 아니었다. 게다가 열흘정도 집을 비우려니 냉장고 식재료들과 쓰레기도 처리해야 했다. 여름이라 빨리 상할 것 같은 계란을 삶아서 으깨고 마요네즈를 섞었다. 오이와 토마토를 잘게 썰어 올리브 오일과 레몬즙 발사믹 식초를 적당히 둘렀다. 여기서 이 '적당히'가 사실 요리의 질을 결정하는데 나는 단 한번도 '적당한' 드레싱(양념)을 해낸적이 없다. 어제의 명언처럼 '너무 잘하려고 안하면' 기냥저냥 먹을만한 맛은 낼 수 있다. 혼자 살면 음식이 늘 남는다. 그래서 반은 먹고 반은 테이크아웃으로 이후북스에 가져가면 어떨까 생각..
20170808 화요일 바람이 분다 지금은 부산 중앙동 양산박 이라는 오래된 주점에서 갈치 식혜와 고사리 나물을 곁들여 맥주를 마시고 있다. 운동 후 원샷하는 맥주맛을 알아버렸다. 일본에서 온 구루씨를 만나러 수영을 마치고 중앙동으로 나왔다. 두 번째 만나는 구루씨는 먹는 게 너무 좋아서 먹다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오늘도 너무 맛있게 배불러서 죽어도 좋다고 말했다. 호방한 구루씨 만나러 가을에는 히로시마에 가야겠다. 그 때는 일본어를 조금 더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울 갈 채비를 아직도 안했다. 다만 단골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좀 다듬었는데 미용실 디자이너 선생님은 언제나 감동이다. 늘 연구하는 자세라던지 파격적인 스타일도 지지해 준다던지. 이제 머리를 좀 길러보고 싶다고 하니 자기만 믿고 따라오라고 하셨다. (멋있어!) 복싱장에서..
20170807 월요일 폭염 이후 소나기 오전에는 우체국에 갔다. 3집 앨범과 산문집과 가사집이 나온 이후로 부산 중앙우체국에 거의 매일 출근한 것 같다. 꽤 큰 우체국인데 거의 모든 직원분들 얼굴이 익숙해졌고 그 중에는 한 번 실랑이를 벌여서 만날때마다 껄끄러워지는 분도 계시다. 오늘은 #타적인서점 사전 이벤트에 책 추천 해주신 분들께 선물을 보내드렸고, 9월에 공연할 포항 달팽이책방에 세 번째 재입고 책을 보내드렸다. 직원분의 실수로 배송비가 높게 나왔는데 평소의 나같으면 그냥 결재했을텐데 확인을 부탁드려서 3000원 더 낼 뻔 한 걸 막아냈다. 택배도 많이 보내다 보니 감이라는 게 생기는 모양이다. 신기하다. 너무너무 더워서 단골 카페들로 피서를 갔다. 자주 간다는 이유로 이것 저것 더 많이 챙겨주시는 사장님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좋아서 ..
20170806 일요일 진짜 여름날씨 본격적인 여름이 되면서 공연이 줄었다. 아르바이트로 대안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데 방학이 되었다. 올 해 봄은 공연도 많았고 잡지도 한 권 만들어 보고 하느라 바쁘게 지냈다. 거의 바쁘지 않게 지내는 나로서는 진짜 엄청 부지런히 지냈다. 마침 연애도 실패해서 바쁜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러다 여름이 되니 시간이 많아졌고 할 일이 필요해서 수영과 복싱을 시작했다. 몸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고 그만큼 운동은 더 생생했다. 어릴 때 생각해보면 나는 극기운동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에는 늘 컴플렉스가 있었지만 단기로 힘을 쏟는 것은 별다른 불평 없이 해내는 그런 아이였던 것 같다. 물을 무서워하던 나는 유튜브로 온갖 수영강습을 찾아보며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수영장에 갔고,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