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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19

20190917 화요일 ‘어리광 이제는 안되겠지’

몸살 기운에 맥을 못추겠다. 그래서인지 기분도 영 좋지 못하다. 일찍 일어나서 모닝페이지도 쓰고 아침도 챙겨먹고 출근도 잘 했는데, 이 정도면 평소같은면 무척 만족스러운 하루였을텐데도 오늘은 다 싫어 상태를 유지했다. 다리도 아프도 팔도 아프고 소화도 안되고 마음은 가라앉고... 누구에게라도 실컷 어리광부리고 싶은데 이제는 그럴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이려나.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그저 사라지고만 싶은 하루였다. 그 와중에 학교의 아이들은 오늘도 아름다웠다.

10월에 일본가는 티켓 끊어두었는데 그때가 행사 피크인지 오늘만 두 개의 행사가 들어왔는데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돈으로 환산하면 한달 수입에 영향을 끼치는 엄청난 손해가 되는 것이지만, 여행이 더 값진 시간을 가져다주길 바랄 뿐이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군. 요즘 이런 경우가 잦다. 미리 한 약속들로 새로 들어오는 행사를 고사해야 하는 것인데 동네에서 별보고 노래하거나, 산에서 나무잔치를 하는 등의 행사라면 내 어찌 아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주는 목금토일 쭈욱 행사와 공연이 있으니 컨디션 조절 잘 해서 주어진 일에 열심을 다할 일이다.

...요즘 내가 쓴 글 쓰레기같아 라는 생각에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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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7 “선생님 양말에도 나무가 있네요!” 싱그럽고 시끄러운 열 살, 열한 살 아이들을 만나는 화요일입니다. 아이들은 한 번 꺼낸 말을 좀처럼 잊지 않아서 빠르게 잊고 사는 어른인 게 부끄러워져요. 나무를 배우겠다는 나의 다짐을 기억해 주어 아이들에게 고맙습니다. 검게 탄 건강한 얼굴에 바삭한 초가을 햇살이 반짝였고요, 우리는 함께 만든 나무 노래를 불렀어요. #매일의자연과우리